생쥐 한마리가 30억?…주식 시가총액 1,740억 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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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생쥐 한 마리의 가치가 30억원에 달한다.

외국 얘기가 아니다. 생물공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벤처바람이 불고 있는 코스닥시장 등록기업 마크로젠에서 만들어진 실화다.

액면가 5백원인 마크로젠(자본금 16억원) 주식은 주당 9천원에 공모돼 지난달 22일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뒤 16일째 상한가 행진을 계속, 15일 현재 5만4천4백원을 기록했다.

시장가격이 액면가의 1백배 이상으로 뛰었고, 시가총액은 1천7백4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회사의 상품은 마리당 5백만~6백만원에 팔리는 유전자 조작 생쥐로, 공급량은 연간 40~50마리가 전부다.

쥐 한마리가 이 회사의 시가총액에 기여한 값어치를 산술적으로 따지면 50마리를 기준으로 해도 30억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크로젠은 면역결핍 생쥐와 당뇨병 생쥐 등 두가지를 생산하는데, 조작된 유전자 기술이 인체에 어떤 기능을 하는지 밝혀내는 데 쓰이고 있다.

내년에는 특정 유전자를 제거했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쓰는 적중생쥐를 생산할 계획인데, 마리당 가격을 3천만원으로 잡고 있다.

이 회사 정현용(鄭鉉龍)게놈사업본부 차장은 "미국과 영국이 유전자 지도인 게놈의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자체 개발한 DNA칩을 상용화할 경우 생명정보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마크로젠 외에도 이미 바이오시스.이지바이오.벤트리 등이 바이오벤처 주식으로 코스닥에 등록돼 있다.

지난주 공모주 청약을 마친 유전자 사료업체 대성미생물연구소는 청약경쟁률이 2천1백대 1을 넘어 추첨을 통해 1주씩만 배정됐을 정도였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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