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차 ‘흑표’ 시운전 중 중대결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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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개발한 최첨단 전차인 ‘흑표’의 핵심 부품에 문제가 발생해 사업이 당분간 차질을 빚게 됐다.

변무근 방위사업청장은 24일 국회 국방위의 비공개 보고에서 “흑표의 핵심 부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내년도 예산을 집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흑표를 양산하려던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터키 등을 대상으로 추진해온 수출 및 기술 이전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결함이 드러난 부품은 엔진과 변속기가 결합된 ‘파워팩’으로, 전차의 핵심 부품인 파워팩은 과거 독일에서 수입했으나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흑표에 장착해 시운전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이다.

방사청은 올해 흑표 관련 예산으로 70억원을 반영해 사업에 착수했으며 본격 양산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882억원을 책정했다. 국방위 관계자는 “방사청은 심각한 결함의 원인이 뭔지 파악을 못 한 상태”라며 “올해 예산 70억원은 물론 내년도 예산이 집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주안 기자

◆흑표 전차(K-2·사진)=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07년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신형 전차. 2㎞ 이내 이동 중인 적 전차를 95% 이상 명중시키며, 헬기도 격추시킬 수 있다. 9.8㎞ 이내의 공격 목표물을 자동으로 탐지 추적하는 등 최신형 지휘통제장치를 갖추고 있다. 지상 시험을 거쳐 2011년부터 실전 배치될 예정이었다. 무게 55t, 주포 구경 120㎜, 승무원 3명, 대당 83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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