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우건설 매각주간사 관둬 … 인수업체 자금 지원 적극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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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주간사를 그만둔다. 대신 대우건설을 인수할 컨소시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산은은 24일 “이해상충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지난 18일자로 대우건설의 공동매각 주간사를 그만뒀다”고 밝혔다. 매각 주간사의 역할은 대우건설을 어떻게든 비싸게 팔려는 금호아시아나그룹 편을 들어야 하는 일이다. 반면 인수자금 지원은 대우건설을 이왕이면 싸게 사려는 쪽을 돕는 것이다. 따라서 나중에 시비가 생길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주간사를 그만둔다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

이로써 대우건설 매각 주간은 노무라 증권이 단독으로 맡게 된다. 산은은 지난 6월부터 매각 주간사 업무를 맡아 왔다. 산은 측은 “금호그룹과 협의를 거쳤으며 앞으로 가격이나 인수 조건 협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는 중동계 자본이 참여한 자베즈 파트너스와 미국계 TR 아메리카가 복수로 선정됐다. 자베즈 파트너스의 경우 3조원으로 전망되는 인수자금의 3분의 1을 국내외 금융사로부터 빌려서 채우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장기적으로 기업을 키울 인수자가 나오면 산은이 인수자금을 지원할 수도 있다”며 “인수자금뿐 아니라 인수 후 운영자금, 연구개발 자금도 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산은의 자금 지원 계획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아니다. 산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누구와도 대우건설의 인수 및 인수금융 제공 여부, 가격, 인수 조건에 대해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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