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재난시설물 관리 허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무너지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13일 오후 1시쯤 인천시 동구 송림동 L아파트 축대.

축대(높이 2∼11m,길이 백20m) 곳곳이 균열된데다 일부 구간은 무게를 이기지 못해 이미 내려 앉았다.지난해 8월에는 장마비로 축대 7∼8m가 붕괴되기도 했다.

주민 윤찬수(尹贊洙·57)씨는 “축대가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에 비 오는 날

밤에는 잠까지 설친다”고 말했다.

관할 구청은 이 축대가 개인 소유라는 이유로 개·보수는 커녕 수년째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인천지역 일부 교량과 축대,건축물 등이 날씨가 풀리면서 붕괴 위험도 높아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인천시가 해빙기를 맞아 시내 교량과 건축물 등 3천여 대형 시설물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붕괴 위험이 있어 긴급 보강이나 보수 공사가 필요한 시설물은 23군데로 나타났다.

이중 지난 1992년 축조된 이 축대는 재난위험도가 제일 높은 붕괴직전의 E급 시설물로 판정됐다.

또 동구 창영동 도원교와 남구 주안동 시민회관,남구 숭의동 자유시장 상가건물,중구 항동 해양센터 등은 재난위험도 D급 시설물로 조사됐다.

동구 송림4동 S시영아파트 6동(2백64가구)과 송림6동 S시영아파트 2동(72가구),남동구 간석3동 P아파트 옹벽,서구 가정2동 H다가구 절개지 등은 각각 D급 시설물로 나타났다. 이밖에 중구 관동 L모(51)씨 소유 가옥 등 주택 8채도 D급 시설물로 밝혀졌다.

재난위험 등급은 건축물의 안전성 정도에 따라 정해지며 E급은 붕괴 위험이 높은 건물,D급은 긴급보수 대상건물,C급은 개보수 대상건물,B급은 간단한 보수 대상건물,A급은 양호한 건물 등으로 나눠진다.

그러나 시와 관할 구청측은 도원교는 경인전철 복복선공사가 끝날때까지 차량을 통행시킬 방침인데다 개인 소유물인 대형 상가와 아파트 등은 재건축 유도에 그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들 시설물에 대해 매달 안전점검을 실시,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