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낙진 감지 안돼 핵실험 가능성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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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양강도 폭발 사고와 관련, 국내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핵 실험은 아닐 것으로 추정했다. 핵 폭발의 상징처럼 각종 사진에 등장하는 버섯구름만 해도 그렇다. 소규모 버섯구름은 엄청난 양의 화약 등 폭발물이 터졌을 때도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버섯구름을 봤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있었지만 그것을 근거로 핵 실험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장순흥(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버섯구름은 대규모 폭발 때 뜨거운 온도.상승기류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핵 폭발 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버섯구름이 보였다는 것으로 보아 핵 실험을 했다면 지상에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틀림없이 원자폭탄에서 오염된 먼지가 바람을 타고 주변 지역으로 서너시간 안에 퍼져 떨어지게 되어 있다. 그 먼지를 낙진이라고 한다. 그러나 백령도.속초 등 37개소에 설치된 방사선 측정 장치에는 이상 징후가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최호신 방사선안전센터장은 "핵 실험 의혹을 받고 있는 9일 이후 12일까지 전국의 방사선 자동 측정 장치에 방사선 양이 평년 기준치 이상으로 올라간 곳이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인접 지역에서 지상 핵실험을 했을 리 없다는 견해도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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