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 전 영국총리, 피노체트에 기념쟁반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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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가 칠레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게 스페인의 패배를 상징하는 기념품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5일 대처 전총리가 피노체트에 대한 연금해제 결정이 내려지기 전 스페인 무적함대가 영국의 드래이크 함대에 패배하는 그림이 새겨진 5백파운드(약 90만원)짜리 쟁반을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쟁반 선물이 칠레를 오랫동안 지배했던 스페인이 피노체트 체포와 기소에도 가장 앞장섰던 나라임을 상기시키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쟁반에 "당신이 칠레로 돌아가는 것은 스페인의 사법적 제국주의를 저지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고 새겨져 있다고 전하며 대처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른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흉내내고 있다고 논평했다.

대처의 한 측근은 "쟁반은 대처가 직접 골랐으며 피노체트와 함께 대처가 스페인을 상대로 투쟁했다는 분명한 의미를 전달하려는 것" 이라고 밝혔다.

선데이 타임스는 쟁반이 칠레행 항공기가 영국을 떠나기 직전 피노체트의 변호사를 통해 전달됐으며, 피노체트 일행이 이를 보고 즐거워하는 바람에 항공기 이륙이 10분 가량 지연됐다고 전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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