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북 성사될까…北 미사허용 미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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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로마〓김진국 기자, 이영종 기자]교황 요한 바오르 2세가 평양에 갈 수 있을 것인가.

교황의 방북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게 정부 당국과 교계(敎界)의 설명이다. 교황청으로서는 대규모 미사 집전이 보장되지 않는 평양 방문은 어려운 입장이다.

1998년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의 방북 문제도 평양 미사 집전 문제 등이 얽혀 무산된 바 있다.

교황청은 96, 97년 첼리 대주교를 평양에 보내 식량을 전달하는 등 북한에 가까이 다가서려 하고 있다. 그렇지만 교황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이 종교자유.탈북자 문제에 태도변화를 약속하는 등 호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교황 방북' 으로 쏠릴 국제사회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교황이 金대통령의 방북 제안에 대해 "성사된다면 기적일 것" 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교황의 방북은 교황청의 김정일 체제에 대한 믿음과, 북한의 태도 변화 등이 이뤄진 뒤에나 가능할 것이란 게 정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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