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사 공동 대응 남북 첫 학술대회] 행사 이뤄지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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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부터 이틀간 금강산에서 진행된 '고구려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념 남북 공동 전시회 및 학술토론회'는 양측 대표단이 손을 흔들며 다음 행사를 기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했다. 지난 7월 남한 당국이 김일성 전 주석 10주기 조문을 허가하지 않은 데 이어 대규모 탈북자의 한국 입국으로 남북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든 가운데 열린 첫 남북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7월과 8월로 예정됐던 남북 민간행사가 전면 중단된 터라 이 행사의 개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초 남북 역사학자협의회는 제5차 남북역사학자대회를 8월 말 평양에서 열기로 지난 2월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측이 평양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역사학자대회를 연기하자고 요청해 왔다. 북측은 그 대신 남북 역사학자협의회의 남측 위원회가 지난 2월 제안했던 고구려 관련 행사를 금강산에서 열자고 제의해 왔다.

이후 남북 실무진은 한반도 역사를 공동으로 연구해 나간다는 목표 아래 금강산에서 실무 접촉을 하고 금강산에서 행사를 개최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남북 역사학자협의회의 북측 관계자는 "고구려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남북한의 경사고,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남북한이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전반적으로 중단된 가운데서도 이 행사가 성사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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