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메카트니, 사별한 아내 못잊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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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비틀스 멤버였던 폴 메카트니(57)가 2년전 아내를 잃은 상처를 아직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영국 인디펜던트지 인터뷰에서 그는 "아내를 잃었을 때 슬픔을 견딜 수 없어 거의 죽을 것 같았다" 고 고백했다.

그의 아내 린다는 유방암으로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해오다 1998년 4월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지난 1월초 아내의 이름을 딴 연구기금 2백만달러(약 22억7천만원)를 아내를 치료했던 미국의 암센터 두 곳에 내놓아 화제를 모았었다.

"아내의 죽음을 각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가슴 아파서 난 죽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곧 그게 파멸이라고 생각했고 하루 하루를 잘 견뎌보려고 몸부림쳐야 했다."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그가 택한 것은 자신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것.

그는 앨범 '런, 데블 런' 를 발표했는가 하면 지난 1월 아내를 위한 헌정음반 '린다를 위한 화환' 을 내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엔 비틀스의 신화가 태어난 리버풀의 캐번 클럽에서 공연도 했다. 그러나 그와 29년의 시간을 함께 나눈 그의 아내는 그의 기억으로부터 쉽게 멀어지지 않았다고. "항상 아내 얘기를 하는 게 좋다" 는 그는 "아내를 떠나보냈지만 그녀에 대해 얘기할 때만은 단 몇초간이라도 그 거리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것" 이라고 말했다.

비틀스 멤버 중에서 가장 가정적인 사람이라는 평을 들어온 그는 지난 90년 일본에서 마리화나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돼 잠시 감옥 신세를 진 때를 제외하곤 아내 린다와 떨어져 있어본 적이 없었다.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서로 인생의 일부분이 되면서 서로 기대는 것도 많아지는 법" 이라며 "그런 상대를 잃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의 절반을 잃는 것이고, 그게 바로 가장 큰 충격" 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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