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이탈리아 방문 첫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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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로마〓김진국 기자]김대중 대통령은 2일 오후 13시간의 비행 끝에 로마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공항에 도착, 이틀간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1884년 양국 수교(수호통상조약)후 한국의 국가 정상이 이탈리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 金대통령으로선 1998년 4월 런던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참석에 이어 취임 후 두번째 유럽 방문이다.

◇ 회담〓金대통령은 대통령궁 앞 퀴리날레 광장에서 열린 카를로 아첼리오 참피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참피 대통령의 안내로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회담에 들어갔다. 50분간의 회담에서 金대통령은 양국간 우호협력관계 증진으로 21세기 새로운 관계를 열어나갈 것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북한과 공식 수교한 이탈리아가 북한과 접촉할 때 한국 정부와 충분한 상의를 해 줄 것을 당부했으며, 참피 대통령은 金대통령의 제안에 적극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지난 1월 4일 북한과 대사급 수교 합의각서를 교환했으며 현재 로마에는 김흥림 주(駐)로마 유엔식량농업기구(FAO)상주대표 등 3명의 북한 대표가 주재하고 있다.

특히 참피 대통령은 1985년 서울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총회 때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자격으로 방한한 적이 있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소개.

◇ 국빈 만찬〓회담에 이어 金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는 참피 대통령 내외가 주최한 국빈 만찬(한국시간 3일 오전 4시)에 참석했다.

金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 수교 1백16년 만에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면서 "로마문명과 르네상스를 창조한 찬란한 문화와 인본주의의 전통이 가득한 이곳을 방문하게 돼 기쁘다" 고 소감을 피력.

金대통령은 "두 나라는 모두 반도국가일 뿐 아니라 20세기 초 우리나라에 주재했던 이탈리아 외교관 카를로 로세티의 '조선과 조선인' 에도 두나라 국민은 식생활이나 다정다감한 정서까지 많은 유사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며 양국의 친밀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참피 대통령은 金대통령이 취임한 뒤 한국이 국가부도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회복을 이뤄낸 것을 격찬하고 양국의 협력 관계가 공고해지고 아시아.유럽간의 협력이 증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로마 도착〓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공항에는 85년 金대통령이 미국 망명생활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신변보호를 위해 동행했던 토머스 포글리에타 주 이탈리아 미국대사가 나와 金대통령과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 그는 당시 하원의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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