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김다울 파리서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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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올해 국내 호텔에서 열렸던 갈라 디너쇼에 메인 모델로 등장한 세계적인 톱모델 김다울씨. [뉴시스]

세계무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톱모델 김다울(20)씨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20일 “김씨가 19일 자택에서 숨진 것을 친구가 발견해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현지 경찰이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패션지 뉴욕매거진에 따르면 김씨의 해외 에이전트인 넥스트 측은 “김다울씨는 톱모델이자 우리 모두의 좋은 친구였다”고 애도하고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의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며 사망 원인과 관련한 언급은 피했다. 그의 한국 소속사인 에스팀의 관계자는 “김씨의 부모와 함께 현지에 가서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운영해온 블로그와 미니홈피에서는 평소 심경을 반영한 듯한 글들이 발견되고 있다. 블로그의 제목을 ‘난 나를 찌르고 싶다(I like to fork myself)’로 설정했으며, 18일엔 짐 리브스의 음악과 함께 ‘영원에게 안녕(say hi to forever)’이란 글을 올렸다. 미니홈피에서는 ‘불면증’ ‘꿈속으로 영원히’ ‘머리엔 총알’ 등의 내용이 발견됐다. 그는 지난달 출연했던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에서 “나는 문제아였고, 학교에선 왕따였다”고 고백하며 어려움을 호소한 적이 있다.

김 니콜 다울이라는 이름으로 해외무대에서 활동해온 김씨는 2007년 1월 데뷔한 지 불과 2년 만에 전 세계 모델 랭킹 45위로 떠오른 ‘런웨이의 혜성’이었다. 50위권 내에 동양인 모델은 혜박(한국)과 두쥐안(중국) 등 3명에 불과하다. 뉴욕·파리·런던·밀라노 컬렉션 등에서 활약하며 세계적 모델로 떠올랐다.

김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8세 때 싱가포르로 이민 갔으며, 영어·중국어·프랑스어 등에 능통했다. 13세 때 싱가포르에서 로레알화장품 모델로 발탁됐다.

모델활동 틈틈이 공부해 검정고시로 고교 과정을 마쳤으며, 그림과 영상 작업 등에 소질을 보여 2007년 개인전을 열었다. 2008년에는 에세이집 『서울의 보물창고』를 출간했다. 올해 2월 한 인터뷰에서 “내 이름을 내건 의류 브랜드도 론칭하고 싶고, 세계 모델 10위 안에도 들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동현·정지원·심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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