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신의 손’ 후폭풍 … 사르코지, 아일랜드 총리에 ‘오심’ 유감 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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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티에리 앙리(프랑스)의 ‘신의 손’ 사건 후폭풍이 거세다.

피해자인 아일랜드는 ‘도둑맞은’ 월드컵 본선행 티켓 찾기에 나섰다. 19일(한국시간) 프랑스와의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PO) 2차전 직후 국제축구연맹(FIFA)에 재경기 개최를 정식 요청했다. 하지만 FIFA는 규정에 따라 재경기 불가 입장을 밝혔다. 2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FIFA는 “주심이 종료한 경기에 대해 어떤 항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표했다.

PO 1차전에서 프랑스에 0-1로 패한 아일랜드는 2차전 후반 선취골을 얻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연장 전반 13분 벌어진 앙리의 ‘신의 손’으로 인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앙리는 왼팔을 사용해 동료 윌리엄 갈라스의 동점골을 도왔다. 앙리의 핸드볼 파울을 확인하지 못한 마르틴 한손(스웨덴) 주심은 골로 인정했고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이 났다. 앙리는 경기 후 반칙 사실을 시인했다.


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총리는 정부 차원에서 재경기 추진에 나섰다. 유럽연합(EU) 회의 석상에서 카우언 총리를 만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유감을 표시할 정도로 아일랜드인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레퀴프는 1면에 ‘신의 손(Hand of God)’이라는 헤드라인을 단 뒤 2면에 “앙리가 손으로 공을 컨트롤한 뒤 넘겨준 공이 갈라스의 골로 이어져 프랑스가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르몽드는 ‘프랑스는 구원받았지만 아일랜드는 분노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프랑스축구협회 관계자들이 핸드볼에 대한 언급을 피할 정도로 찜찜한 경기였다”고 평했다.

스웨덴의 일간지 아프톤블라데는 “그 경기에 나선 세 명의 심판(주심 한 명과 부심 2명)이 모두 스웨덴인이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부끄럽다. 그들은 앞으로 국제 경기에 나설 자격을 박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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