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실용] 50문장 영어 시리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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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문장 영어 시리즈, 스티브 정 지음
랜덤하우스 중앙, 92∼132쪽 ,각권 8900원

영어를 잘 하는 비결이 없을까. 어쩌다 사무실로 걸려온 전화. 무심코 든 수화기에서 영어가 튀어 나올 때의 낭패감. 외국인 바이어 앞에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이라도 해야 할 땐 혀까지 굳어버린다. ‘진작에 학원이라도 다닐 걸’하는 후회가 절로 든다. 그런데 막상 학원의 새벽반에서 ABC 부터 시작하려니 엄두가 안 난다. 영어는 배워야겠고, 시간은 빠듯하다. ‘좀 더 빨리, 좀 더 효율적으로 영어를 익힐 순 없을까’란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웰즈파고 은행과 메릴린치에서 실무 영어를 익힌 스티브 정의 『50문장 영어 시리즈』는 이런 독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시리즈는 모두 네 권이다. 인터뷰와 토론, 영어 메일, 프레젠테이션으로 나눴다. 영어를 써야 하는 비즈니스맨에겐 빼놓을 수 없는 분야들이다.

먼저 『나는 50문장으로 영어 메일 쓴다』가 눈에 띈다. 요즘 e-메일은 너무도 편리한 비즈니스 수단이다. 그래도 상대가 고객이거나 사업 파트너라면 철저히 격식을 차려야 한다. 정중하면서도 간결한 문장, 그것이 비즈니스 메일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자주 쓰이는 문장 50개를 소개한다. 거래를 시작할 때의 회사 소개와 문의 요령, 주문과 협상 때의 단골 표현, 무례하지 않게 할 말은 하는 항의,해명,독촉 요령이 담겨 있다.

평소 웬만한 일상 회화는 술술 구사하는 사람도 막상 업무에선 적합한 표현을 찾지 못해 헤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귀하의 제안을 검토한 결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를 영어로 뭐라고 할까. 딱 맞아 떨어지는 말이 잡히지 않는다. 저자는 ‘After reviewing your proposal, we’ve decided to∼’란 표현을 살짝 알려준다. 물론 외워만 두면 이런저런 상황에 응용할 수 있는 유용한 표현이다.

『나는 50문장으로 영어토론한다』도 꽤나 실용적이다. 영어권에서 토론은 문화다. 상대방 의견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것이 철칙이다. ‘전 다르게 생각합니다(I see things differently)’ 혹은 ‘내가 당신 입장이라면∼(If I were in your shoes∼)’, ‘당신 말이 맞긴 하지만∼(I would say you’re probably right, but∼)’ 등은 영어 토론에서 일종의 창이자 방패다. 상대를 존중할 때 자신의 의견도 설득력을 얻는 법이다.
영어 프레젠테이션의 요령을 모른다면 『나는 50문장으로 프레젠테이션한다』를 눈여겨 볼 만하다. 인사말부터 시작해 자기 소개, 앞으로 진행될 내용에 대한 간략한 설명 등 프레젠테이션을 매끄럽게 끌어가는 노하우가 알차다.

외국인 회사를 지망한다면 면접이 관건이다. 『나는 50문장으로 영어 인터뷰한다』는 실전에 쓸 수 있는 표현으로 가득하다. 지원배경과 업무 경험뿐 아니라 업무 수행능력과 리더십, 더 나아가 직업관과 인생관까지 효과적으로 피력하는 요령이 소개된다. 또 저자는 ‘말에 너무 기대지 말고 보여주라(Show! Dont tell)’며 현장에서 익힌 면접 요령까지 곁들인다. 책마다 오디오 테이프가 한개씩 들어 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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