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대구서 '지역주의 타파' 역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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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8일 대구에 내려가 '2.28 민주의거 40주년 기념식' 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다.

金대통령은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2.28 민주의거는 한국 민주화운동의 효시로 전국민에 의해 정당하게 평가받고 추앙돼야 마땅하다" 면서 "오늘을 계기로 우리 민족사에 숭고한 기록으로 남도록 정부 차원에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또 "대구는 조국 근대화의 일꾼들을 많이 배출한 인물의 고장" 이라면서 '근대화 역할론' 을 강조했다.

DJ가 이런 예찬론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뿌리깊은 지역주의' 타파였다.

金대통령은 당초 준비된 원고보다 훨씬 많은 내용과 시간을 이 대목에 할애했다. 金대통령은 "여당이건 야당이건 찍는 것을 간섭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발 당과 인물을 보고 찍되 지역으로 뽑지 말아달라" 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현 정권에 대해 일고 있는 지역편중 논란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했다. "3급 이상 공무원을 보면 영남 출신이 호남 출신보다 10% 더 많다" "지난해 영남에 2조6천억원, 호남에 1조5천억원이 가 역차별 얘기까지 나왔다" 고 金대통령은 지적했다.

金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취약지역인 대구를 찾고, 과거 영남권 출신 대통령도 찾지 않은 2.28 민주의거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포용의 정치' 를 보여주려는 노력이다.

이날 아침 직능단체 대표 1백50여명을 초청한 청와대 조찬 자리에서도 金대통령은 "죽은 뒤에 역사에서 평가받는 대통령이 되겠다" 고 말했다. "나는 3년이면 나간다. 3년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둬 물러난 뒤 칭찬받는 대통령이 되겠다" 고 강조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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