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5일 아침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을 서울 상도동 집으로 전격 방문, 한나라당 공천 파문에 따른 야권 내분 사태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金전대통령은 회동 후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李총재가 도와달라고 했다" 며 "그러나 나는 이야기를 안했다" 고 말해 입장표명 유보 자세를 견지했다.
◇ 李총재〓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도동 회동에 대해 "정국이 다당(多黨)으로 쪼개지는 데 대한 심경을 밝히고 더 이상 나라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충고해달라고 부탁했다" 고 밝혔다.
李총재는 "총재직에 연연하지 않겠다" 면서 "총선 후 조기에 전당대회를 열어 공천과 선거결과에 대한 당원들의 신임을 물을 것" 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경위야 어찌됐든 김대중 정권을 견제할 유일 야당인 한나라당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게 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 고 말했다.
이날 저녁 李총재는 공천 후유증이 심한 세곳의 공천자를 교체, 金전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서구에 정문화(鄭文和)의원, 마산 합포에 김호일(金浩一)의원, 서울 도봉을에 백영기(白榮基)위원장을 후보로 정했다.
이곳은 이상열(李相烈).이만기(李萬基).유인태(柳寅泰)씨가 각각 공천을 받았었다.
▷그외 추가공천자 명단
◇ 서울▶종로〓정인봉(위원장)▶광진을〓유준상(전 의원)▶노원갑〓최동규(전 동자부장관)▶강서갑〓김도현(전 문체부차관)
▷부산▶부산진갑〓정재문(현 의원)▶해운대-기장을〓안경율(위원장)
▷대전▶유성〓조영재(현 의원)
▷경기▶용인을〓김본수(분당 본병원 원장)
▷강원▶속초-고성-양양-인제〓정재철(전 의원)
▷충남▶보령-서천〓안홍열(변호사)
◇ 金전대통령〓회동 후 金전대통령은 "李총재가 정국 상황과 한나라당 공천 등에 대해 말하길래 듣기만 했다" 고 말했다.
그는 "총선 때 부산에 갈 것이냐" 는 질문에 "살아있는 사람이 어딘들 못가느냐" 고 답해 특정 정당 또는 후보에 대한 총선지원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교준.박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