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종 플루 사망자 지방정부 통계 못 믿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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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에서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영웅’이라 불리는 보건위생 전문가가 19일 일부 지방 정부의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 통계를 믿지 못하겠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언을 한 사람은 중국 공정원 중난산(鍾南山·73·사진) 원사다.

중 원사는 19일자에 실린 광둥(廣東)성 유력 신문 남방도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전체로 신종 플루 사망자가 53명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지방 정부가 사망자에 대해 신종 플루 확진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신종 플루 사망자 통계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보가 투명해야 신종 플루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 정부가 의심스러운 환자들을 감추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중국 북방 지역은 신종 플루 두 번째 확산기를 맞고 있으며 남방 지역도 내년 1~2월에는 절정에 달할 것”이라며 신종 플루의 2차 확산을 경고했다. 그는 “1억3000만~2억6000만 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가운데 800만~1700만 명이 입원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신종 플루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0.5%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18일부터 매주 수요일 신종 플루 통계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날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1만여 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28명이 늘어 53명이 됐다.

중 원사는 2002년 말부터 2003년까지 중국 전역에 사스가 창궐했을 때 공정원 의약위생공정학부 부주임으로 일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최일선에서 사스 퇴치에 공헌해 국민적 신망을 얻은 인물이다. 사스 정복 이후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중국의약회 회장에 취임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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