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 천안 불당동 대주 트윈팰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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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째 공사가 중단돼 도심 흉물로 전락한 천안시 불당동 대주 트윈팰리스 신축공사 현장. 현재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주인을 만나지 못해 당분간 공사재개는 어려울 전망이다.

글=신진호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천안시 불당동의 주상복합건물 대주 트윈팰리스가 공사가 중단된 채 흉물스럽게 서 있다. [조영회 기자]

천안시 불당동 천안시청사 남쪽 상가 밀집지역에 흉물스런 건물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다. ‘천안 불당동 대주 트윈팰리스 신축공사’ 현장이다. 애초 이 건물은 2006년 2월 공사에 들어가 2008년 9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건설사인 대주건설㈜의 부실공사와 자금난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건설사의 퇴출 이후 10개월이 넘도록 방치되면서 도심 속 흉물로 전락했다.

이 건물은 지난해 10월 기초공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 천안시로부터 보완공사 지시를 받았다. 매트공법 기초공사를 하면서 건축허가 설계상 콘크리트 두께 230㎝보다 10~15㎝가 얇은 215~220㎝로 시공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매트공법이란 콘크리트와 철근을 섞어 주춧돌 격인 인공지반을 만드는 공사로 잘못 시공되면 건물 하중을 견디는 내하력이 떨어져 안전에 치명적인 결함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대주건설은 이후에도 공사를 강행하다 자금난 등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됐다. 특히 건설사는 보강공사 지시를 받고도 이행을 하지 않아 천안시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상 17층 건물인 대주 트윈팰리스는 2개 동·3629㎡의 면적으로 3.3㎡당 분양가가 최고 1100만원에 달하는 비싼 분양가에도 핵심상권에 있다는 이유로 2~17층 287~68㎡ 아파트 160가구 중 61%가 분양됐다. 반면 상가(지하1층~지상1층)는 분양이 전혀 되지 않았다. 당시 대주건설은 준공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준공일을 (2008년)10월 말에서 2009년 1월로 연기해 입주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후 부실시공과 퇴출결정으로 입주 예정자들의 피해가 커지는 듯 하다 지난해 11월 10일 대한보증보험㈜이 보증사고로 처리, 계약자들에게는 36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환불조치 했고 건물에 대해서는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대한보증보험 관계자는 “할인된 가격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최근 경제불황에 따른 영향으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매각만 이뤄진다면 보수공사 및 분양이 원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1년이 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하는 데다 ‘부실시공’이라는 오명 때문에 주변 상가와 보행자들 사이에선 안전성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불당동의 한 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빠른 시간 내에 공사가 재개돼야 한다”며 “아파트도 같이 있는 건물이기 때문에 상주인구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그동안 10차례에 걸친 경매가 모두 무산되면서 최저가격인 466억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3자가 낙찰을 받아 공사를 재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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