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우울증? 관절염 때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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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등산을 다녀오다 작은 부상을 당했던 주부 이미옥(51세/가명)씨는 이전부터 진행되던 퇴행성 관절염이 더욱 악화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더욱 잦아지는 통증 때문에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식욕도 저하되었으며 자주 피곤해했다. 이씨처럼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이 맘 때쯤이면 찾아오는 또 다른 복병, 우울증 때문이다.

겨울철이 되어 날씨가 춥고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몸이 피곤하고 나른한 등의 체력 저하 증세와 함께 ‘윈터 블루(winter blue)’라고 부르는 겨울철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신체적인 질환으로 인한 고통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우울증이 심각하다. 추운 날씨에 몸 속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여 관절염이 있던 부위의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관절 통증과 우울증이 함께 심해지는 겨울철에는 관절 건강관리와 더불어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관절염 환자 절반이 우울증 경험
다양한 의료 및 연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 2명중 1명이 관절염으로 인한 우울증 증세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관절염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인 환자들의 우울증 증세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증이 심해질수록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해지면 환자의 몸은 더 피곤함을 느끼게 되고 통증도 심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또한 관절염으로 보행이 불편해지면서 외출이 힘들어지고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서도 고립감을 느끼고 우울해지게 된다.

운동으로 벗어나는 관절염·우울증
관절염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겼다면, 집안에 가만히 있지 말고, 실내·외에서 다양한 운동이나 활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영과 자전거 타기는 관절염과 우울증에 모두 좋은 운동이다.

수영은 물의 부력을 이용하는 전신 운동으로 지상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관절에 부담이 덜 하다. 또 관절을 최대 가동범위까지 움직일 수 있고 근육과 심장도 단련되는 효과도 있다. 수영장처럼 물이 깊진 않지만 목욕탕을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목욕탕은 냉온탕을 번갈아 들어갈 수 있고, 물 속에서 걷는 운동은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관절을 튼튼히 하는데 매우 좋은 운동이다. 5~10분 정도 걷고 난 후 탕 밖에서 10~15분 쉬는 것이 필요하다.

야외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를 타는 것도 관절에 좋은 운동이지만, 요즘처럼 기온이 내려가 바깥의 공기가 차가워진 때라면 실내에서 자전거 타기를 하는 것이 좋다. 실내용 자전거 타기는 발과 무릎 관절에 체중이 실리지 않으면서 운동의 강도도 자신에게 맞게 조절할 수 있다. 또 날씨와 상관없이 꾸준하게 운동할 수 있다. 단, 자전거 안장의 높이를 자신에게 맞추고, 처음 자전거를 탈 때에는 20~30분 정도는 편안한 속도로 페달을 밟는 것이 좋다.

튼튼마디한의원 인천점 황규선 원장은 “겨울철 관절 통증이 심하다면 따뜻한 물에 반신욕을 하거나 더운 물에 적신 물수건으로 아픈 부위에 온찜질을 해두면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어 통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 겨울에는 부상의 위험이 많기 때문에 평소 관절을 튼튼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절의 연골을 튼튼하고 매끄럽게 해주기 위해서는 교질(한방 콜라겐)이 많이 함유된 음식으로 식이요법을 하는 것이 좋다. 멸치 등 뼈째 먹는 식품, 돼지껍질과 돼지족발, 전어, 곰탕 등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Tip. 운동 외의 방법으로 우울증 극복
우울증은 우울증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앞에서 언급한 통증-우울증-노화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우울증 극복이 쉬워진다. 관절염 환자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울증은 얼마든지 단기간에 극복해낼 수 있다. 관절염 환자나 주위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관절염으로 인한 우울증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1. 근본적인 관절염 치료가 우선이다. 내원하여 의료진과 상담 후 꾸준하게 관절염 치료를 받도록 한다.
2. 되도록이면 하루 1번 이상 외출을 하는 등 적당한 운동을 꾸준하게 하여 관절 기능을 돕고 기분전환이 되도록 한다.
3. 무엇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등의 활동으로 삶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 넣는다.
4. 가족이나 친구 등 대인관계를 적극적으로 하여 도움을 받는다.
5. 통증을 참고만 있지 말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아프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솔직함은 오히려 대인관계에 있어 유대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 도움말 : 튼튼마디한의원 황규선 원장

조인스닷컴 이승철(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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