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조상땅 찾아주기 운동' 큰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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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에 사는 鄭모(74)씨는 지난해 3월 고향인 전북 장수를 찾았다가 뜻밖에 '횡재' 를 했다.

선조들이 높은 벼슬을 했었다는 얘기를 듣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전산 조회를 해본 결과 장수.임실.순창.남원 등서 몰랐던 땅 1백12필지(3만9천여평.7억원 상당)를 찾게 된 것이다.

鄭씨는 "이 땅들은 할아버지 명의로 돼 있었는데 어릴 때 고향을 떠나 그동안 까맣게 몰랐었다" 며 "그냥 묻힐뻔한 땅을 찾게 돼 조상들께 효도는 물론 가계에도 '큰 '도움을 받게 됐다" 고 말했다.

지적(地籍)전산망을 활용한 전북도의 '조상 땅 찾아주기' 운동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한해만도 1천1백60명에게 5천6백여필지(1백50여만평)의 토지를 찾아 주었다. 공시지가로 환산하면 2백80여억원에 해당된다.

대상이 된 땅은 대부분 본래 소유자가 토지대장에는 등록했지만 소유권 등기절차를 밟지 않고 사망해 후손들이 모르고 있었던 토지들이다.

전북도에서 가장 많은 토지를 찾은 사람은 진안군 성수면 출신인 張모(53.여.서울 강남구 도곡동)씨. 張씨는 서울로 시집간 뒤 혹시나 해서 최근 전북도에 "아버지 땅을 알아보고 싶다" 며 신청한 결과 고향에서 70필지(3만9천여평)를 찾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땅이 종중어른들과 공동 명의로 되어 있어 소유를 확인한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내국인들 뿐만 아니라 해외에 거주 교포들도 상당수가 조상 땅을 찾았다.

30여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蘇모(65.여)씨는 지난해 9월 전북 완주군 일대에서 20억원대의 땅을 되찾았다.

蘇씨는 노환으로 몸이 불편한 남편으로부터 "전주에 아버지 소유의 땅이 있다'. 내가 죽기 전에 고향을 찾아가 그 땅을 찾으라'" 는 말을 듣고는 고국에 나와 조회를 의뢰, 논.밭'.임야' 등 60필지(2만3천여평)가 시아버지의 명의로 돼있음을 확인했다.

도 관계자는 "올해부터 토지 현황을 검색할 수 있는 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됐다" 며 "미등기 토지를 찾은 후손들은 해당 시.군에 거주하는 2명 이상의 보증을 받아 주소를 등록한뒤 소유권 보존 등기 절차를 밟으면 된다" 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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