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부산 주택가는 맥주 '르네상스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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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산시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앞. 전형적인 주택가이지만 공원 앞에서 반경 5백m 이내에 '로스타임' '마야' '백두대간' '미스터 세븐' '쌩' 등 맥주집이 8곳이나 생겼다. 대부분 문을 연 지 한두 달밖에 안됐다.

분위기도 기존 맥주집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전면은 대형 컬러유리로 돼 있어 안이 훤히 보인다. 의자가 높고 나무장식이 많아 고급스런 분위기가 난다.

부산은 지금 '맥주 르네상스시대' 를 맞고 있다. 주택가 구석 구석에 고급풍의 세련된 생맥주 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부산시내에 이런 분위기의 맥주집은 줄잡아 2백여곳. 지난해 6월부터 서서히 생기기 시작해 올들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부산지역에 본사를 둔 맥주집 체인점만도 ' '로스타임' '미스터 세븐' '엠 하우스' '백두대간' '마야' 등 '6곳에 이른다.

주류도매상.인테리어업체 등이 체인점을 내 새로운 생맥주 소비시장을 창출하자 개인들도 비슷한 형태의 생맥주 전문점을 잇따라 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맥주집은 80% 정도가 주택가에 있다. 주고객이 30대이기 때문이다.

퇴근 후 집에 차를 세워 놓고 아이들과 함께 나와 아이들은 치킨 등을 먹고 어른들은 생맥주를 마신다.

대부분 건물 1층에 자리잡았다. 건전한 문화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다. 값도 비싸지 않다.

5백㏄ 한 잔에 2천원, 1천7백㏄ 피처(주전자 모양의 큰 술병)는 6천원선, 2천7백㏄ 피처는 1만원 선이다.

안주는 4천~1만2천원 선의 오징어.치킨.과일.땅콩 등이다. 맥주집 주인들은 "1인당 보통 7천~8천원어치를 먹고 간다" 고 말했다. 규모는 대부분 20~25평. 하루 매출은 30만~40만원 정도 올라온다.

부산 금정구 서동에서 '미스터 블루' 를 운영하는 백종춘(白鐘春.35)씨는 "새로 생긴 생맥주 전문점들이 건전한 음주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며 "가족.연인 끼리 와 즐겁게 마신다" 고 말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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