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 원어교사 해결방안은 인터넷 동영상·음성 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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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초.중.고교의 영어 수업 원어(原語) 진행방안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교사의 자질향상과 인원수급 문제가 선결돼야 하는데도 교육부가 준비도 없이 발표만 앞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같은 논란 속에 당장 올해부터 원어 수업을 시행해야 할 부담을 떠안게 된 초등학교들이 문제점 해결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 멀티미디어 활용〓 "What' s the matter?(무슨 일이니)"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포이초등학교 교실에서는 봄방학 기간을 이용해 특기적성교육을 받는 3~6학년생들이 PC.모니터.스피커 등 멀티미디어 기자재를 활용해 '영어로 듣고 말하기'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꿈 속에서 괴물을 만나 놀란 아이와 아이를 진정시키는 어머니의 대화 장면을 보고 들은 뒤 이를 세번씩 반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 학교는 사설 영어교육기관에서 제공한 CD롬을 교재로 활용한 것. 최재선(崔載善)교장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려면 원어민 교사 활용이 최선이겠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멀티미디어 교육자료를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고 말했다.

특히 올해 중 전 교실에 PC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초고속 통신망이 설치되면 활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자료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선 학교가 멀티미디어 교육자료를 활용하려면 한국교육학술정보원(02-3488-6282) 추천자료를 이용하거나 에듀넷(http://www.edunet4u.net)의 초등학생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교실에서 인터넷으로 영어수업을 할 수 있는 곳은 웹클래스(http://www.webclass.net), 에듀박스(http://www.edubox.com) 등이다.

◇ 명예교사 활용〓서울 등 대도시에서 활용해 볼 만한 방안이다. 서울 광진구 구남초등학교는 학기 중 방과 후에 실시하는 특기적성시간에 학부모들을 명예교사로 임명해 영어수업을 진행한다.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해 온 학부모들을 교육현장에 초청한 것. 이 학교 김동래(金東來)교장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명예교사 학부모들을 선발하는데 학부모들이 단순한 보조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주도하거나 적극적으로 교사들을 돕는 등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고 소개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현재 특기적성시간이나 방과 후 교육활동시간에만 학생을 가르칠 수 있을 뿐 영어 정규 교과시간(주당 2시간)에는 정규 교사만 쓰도록 시.도교육청 지침에 규정돼 있어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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