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서창지구, 택지·상가용지 절반도 분양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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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1일 오전 양산시 웅상읍 삼호.명곡리 일대 서창택지개발지구 현장.

전기공급 등 일부 시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도로.상수도.도시가스 공급 등 대부분 기반시설은 지난해 말 완공됐다.

그러나 어디를 둘러봐도 정작 이 지구의 '주인' 격인 아파트.단독주택을 짓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전체 25만6천여평 규모인 이 택지개발지구는 2만여명을 수용하는 부산 북부권 베드타운으로 계획됐다.

아파트.단독주택 등 5천8백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공사비만도 용지매입 8백38억원.기반 조성비 4백42억원 등 1천2백80억원. 1994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기반시설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택지.상가용지 등 각종 용지가 절반도 분양되지 않았고, 특히 이 지구에서 부산.울산을 오가는 교통망 확충계획도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이 지구가 베드타운 모습을 갖출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처음부터 택지개발지구 위치를 잘못 선정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 저조한 분양실적〓전체 분양대상 13만3천여평 중 46%인 6만1천여평만 분양됐다.

아파트부지(4천7백58가구분)의 경우 5필지 중 3필지(2천5백92가구분)만 분양됐다.

그나마 아파트부지를 분양받은 대동주택이 부도나는 바람에 2천여가구의 아파트 건설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일반 단독택지(필지당 50~60평)는 전체 1천23필지 중 44%인 4백59필지, 전용 단독택지(필지당 80~1백30평)는 50필지 중 33필지만 각각 팔렸다.

상가용지(2천7백평)는 다 팔렸지만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서는 준주거용지(6천8백여평)는 아직 절반 정도 남아 있다.

' 이 때문에 2002년말께 제 모습을 갖출 예정이던 당초 도시건설 추진 일정이 큰 차질을 빚을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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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난 가중 우려〓웅상 지역 주민들의 가장 큰 고민은 교통난이다.

이 곳에서 부산.울산을 오갈 수 있는 외길인 국도 7호선(왕복 4차선)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지옥을 방불케 한다.

이 일대에 90년대 후반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건설되는 바람에 응상읍 인구는 90년대 초 1만명이던 것이 지난 1월 말 현재 6만2천여명으로 늘었다.

반면 주변 교통망은 거의 그대로다.

이곳에서 부산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강순민(姜順敏.40)씨는 "현재 교통사정도 엉망인데 택지개발만 덜렁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며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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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는 서창지구를 경유하는 부산~울산 경전철 건설을 구상하고 있지만 재원부족 등으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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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공사 입장〓토공은 분양저조와 관련, IMF여파와 최근 웅상읍 일대 구획정리사업 등으로 택지가 많이 공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공 부산지사 박문철(朴文喆)부장은 "분양률이 저조해 다음달 중 분양 촉진 협의회를 열 계획이지만 땅값 조정 등은 본사와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추가로 내리기는 어렵다" 고 말했다.

토공측은 또 "국도 7호선 확장 등에 대해서는 건설교통부와 양산시 소관" 이라며 손놓고 있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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