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 美 공화당 예비선거] 부시 '자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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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속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예비선거는 골수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받은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압승으로 끝났다. 격차가 11%포인트나 났다.

이날 예비선거는 1996년 선거 때보다 두배 이상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왔고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치러졌다.

물론 매케인 돌풍 때문이었다. 거기엔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이 혹시라도 엄청난 일을 저지르는게 아니냐는 흥미진진함이 깔려 있었다.

만일 부시가 뉴햄프셔에 이어 이곳에서도 진다면 그는 레이스에서 내려와야 할 처지였다. 그러나 부시는 자신의 저력을 입증해 보였다. 그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모든 그룹들로부터 골고루 표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 승패의 분수령들〓뉴욕타임스는 부시의 승인(勝因)을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의 전폭적인 지지 때문으로 분석했다. 부시는 이들로부터 매케인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또 골수 공화당원들은 매케인이 무소속이나 민주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데 대해 불쾌감을 느꼈고 부시쪽에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매케인은 사회보장 제도와 의료보험정책 토론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부시는 세금감면을 들고나와 정통 공화당원들의 입맛을 충족해 줬고 그런 전략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매케인은 특히 선거자금과 관련해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깨끗한 선거자금을 사용한다고 선전했지만 부시측은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고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은 부시측 말을 믿었다는 것이다.

참전 용사인 매케인은 자신의 텃밭이 돼야 할 퇴역장병들로부터도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

퇴역군인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종교적인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부시쪽을 더 지지한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드러났다.

◇ 향후 전망〓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승리로 부시는 이곳의 공화당 대의원 37명중 31명을 확보했다.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낙점받기 위해선 1천34명의 대의원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까지 부시는 46명, 매케인은 11명을 확보했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일정은 22일의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 예비선거다. 여론조사 결과는 미시간주에선 부시와 매케인이 백중이고, 매케인을 상원의원으로 뽑아준 애리조나주에선 예상대로 부시가 상당한 열세다.

그러나 부시는 19일의 승리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매케인이 아무래도 불리하다. 게다가 남은 예비선거 중에는 무소속이나 민주당원까지 참가할 수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가 몇 군데 없다.

매케인으로선 실망스럽다. 그러나 매케인은 19일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계속 싸울 것임을 다짐했다.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3월 7일에는 캘리포니아.뉴욕.오하이오 등 13개 주에서 한꺼번에 예비선거나 코커스가 실시된다. 그때까지는 승자가 결정되지 않을 것 같다.

워싱턴〓김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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