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디즈니 콘서트홀' 새로운 LA 문화명소로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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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문화지도가 바뀐다. 새천년을 맞아 LA의 문화 랜드마크로 떠오를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2천3백60석.이하 디즈니홀)이 2002년 가을 LA필하모닉의 시즌 오픈과 함께 개관할 예정이다.

월트 디즈니의 미망인 릴리언 여사의 뜻에 따라 지난해 11월 착공된 디즈니홀은 LA아트센터(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건너편에 들어선다. 인근에 LA현대미술관.LA중앙도서관 등이 있어 문화단지로 조성되는 셈이다.

디즈니홀은 21세기에 문을 여는 세계 공연장 중 규모나 시설 면에서 단연 최고 수준. LA필과 LA매스터코랄이 이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길 건너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3천2백석)은 다목적 공연장인데다 LA필하모닉.LA오페라단.LA매스터코랄 등 3개 단체가 상주하면서 연습.공연 일정을 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디즈니 홀의 설계모형은 1991년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관에서 첫선을 보였다.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워싱턴 코코란 미술관 등을 설계한 캐나다 태생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작품. 다이내믹하고 극적인 건물 외관은 티타늄 패널과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대형 꽃다발처럼 보인다.

공연장 내부는 나가타 미노루의 음향설계와 게리의 디자인이 어우러진 합작품. 연주자와 청중의 시각적.음향적 거리를 좁히고 따뜻하면서도 명쾌한 소리를 내도록 했다.

베를린 필하모니홀처럼 오케스트라 무대가 객석 중앙에 놓인다.

오케스트라 전용홀로 잔향 시간은 2.0초. 세계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홀, 빈 무지크페어라인잘과 같은 수준이다.

청중이 마치 나무로 만든 배 위에 앉아 있듯 느끼게 해 오케스트라와 함께 음악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게 했다.

공연 직전의 음악회.강연.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6백석짜리 프리 콘서트홀도 설치한다.

야외에는 공원과 연결된 원형극장(1백석), 아동 원형극장(3백석)이 들어서고 LA필하모닉의 보금자리인 LA필하모닉센터도 별도 건물에 들어선다.

도심에 있는데다 충분한 휴식공간을 갖추고 있어 LA시민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각광을 받을 듯하다.

이 콘서트 홀에 드는 총 건축비는 25억8천90만달러(약2천8백47억9천만원). 설계비만도 5천만달러(약5백50억원)나 들었다.

디즈니 재단이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놓았지만 케크 재단이 아동 원형극장을 기부했고 보잉사.셈프라 에너지도 각각 1백만달러를 내놓는 등 일반인의 기부도 받고 있다. (http://www.disneyhall.org)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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