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장애인 택시기사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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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구에 장애인 개인택시 기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법인택시기사로 3년간 무사고 운전을 하면 개인택시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초창기 채용된 장애인 택시기사 가운데 개인택시 기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대구에는 5명의 장애인 개인택시기사가 핸들을 잡고 있다.

장애인 택시기사 1호인 權모씨가 지난해 2월 개인택시도 처음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들 다섯대의 장애인 개인택시는 대구시내 전체 개인택시 9천8백58대의 0.05% 수준.

지난해 2월부터 개인택시를 시작한 차방부(車芳夫.55)씨는 "하반신 장애 등 지체장애인들에게 다른 구애없이 혼자 일할 수 있는 개인택시는 가장 좋은 일터" 라며 "자격이 되면 모두 개인택시를 하고 싶어한다" 고 말했다.

權씨와 최용대(崔龍大.38)씨가 1995년 대구 수성구 세운교통에 채용돼 장애인 택시기사의 물꼬를 튼 뒤 대구시내 장애인 법인택시기사는 현재 모두 1백명을 넘을 정도.

이같은 증가는 높은 이직률로 골치를 앓는 택시업계에서 장애인들은 성실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기사 1백30여명 가운데 4분의1인 30여명이 장애인인 세운교통 관계자는 "기사를 구하기 어려워 처음에는 모험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을 채용했는데 일반인보다 더 성실하고 이직없이 안정적으로 일해 채용을 늘려왔다" 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택시 구입에 들어가는 몇천만원의 막대한 비용 때문에 개인택시 영업은 쉽지 않다.

車씨는 "장애인들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현재 개인택시 기사들은 대부분 사채 등 빚을 낸 상태" 라며 "장애인 복지차원에서 개인택시 구입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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