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후진타오 “코펜하겐서 합의 이끌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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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관련해 이견을 보여왔던 미국과 중국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그동안의 입장 차를 줄이고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7~1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회의에서 즉각적인 효력을 갖는 전 지구적 합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 부분적 합의나 정치적 선언을 넘어 모든 사안을 포괄하는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양국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후진타오는 “공통적인 기준에 기초해 합의를 위해 협력하는 데 동의했지만, 책임에 있어서는 차이를 둬야 한다”고 덧붙여 기후변화와 관련해 선진국의 책임을 강조해 온 중국의 주장을 재확인했다.

입장 차가 컸던 온실가스 감축의 경우 양국 정상은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상당 수준의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미국과 중국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데 동의했다”며 “세계 최대의 에너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이 노력하지 않고서는 기후 변화와 같은 도전에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는 코펜하겐 회의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 정상의 강력한 의지 표명에도 코펜하겐 회의에서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 기후변화 협약이 체결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싱가포르에서 15일 폐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새 기후변화 협약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결정해 코펜하겐 회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미국 내 상황도 여의치 않다. 미국 하원은 6월 강화된 온실가스 배출규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는 법안에 대한 토론도 열리지 않았다. 뉴욕 타임스는 “APEC 결정이 알려진 뒤 상원은 이를 기회 삼아 올해 안에 기후변화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버리고 내년에 법안 통과를 시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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