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 구단주 총회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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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프로야구 구단주 총회의 권위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와 8개구단 구단주로 구성되는 구단주 총회는 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의 상위기관으로 프로야구 최고의 의사결정기구다.

구단 사장들이 참석하는 이사회의 중요한 결의사항을 최종 확정하는 역할을 한다.

각 구단은 그동안 구단주의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으레 구단주대행을 총회에 참석시켜왔다.

그러나 현대가 14일 이사회 회원인 강명구 사장을 부회장급으로 승진시켜 구단주대행을 겸임토록 하면서 자격 시비가 일고 있다.

프로야구 참여를 선언한 SK의 연고지 문제와 관련, 지난 11일 KBO이사회에서 심의된 '현대 서울입성' 안건을 논의하게 될 17일의 구단주 총회에는 해태 박건배 구단주를 제외하고는 구단주대행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 이종기 부회장, 이문호 LG캐피탈 부회장, 한화 박원배 그룹총괄회장 등이 오너를 대신해 참석한다.

이들 구단주대행에 비해 현대 정몽헌 구단주의 대행인 강명구 부회장은 "격이 맞지 않는다" 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구단주총회는 구단마다 이해가 첨예하게 갈린 도시연고제 등을 확정하게 돼있어 현대에 대한 오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대는 지난 KBO이사회에서 '연고지 서울이전' 가능성을 끌어내 삼성.LG의 반발을 산데다 이번 인사로 난처한 입장이다.

삼성은 KBO이사회에서 도시연고제의 전면실시를 결의해놓고 지역연고제를 유지한 채 현대에만 특혜를 줘 제9, 제10구단 창단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LG 역시 창단 4년밖에 안된 현대가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단주총회에서는 참가 구단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이사회의 결의가 확정된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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