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줄 잇는 외국기업…공단 '봄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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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군산시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2002년 완공예정으로 군장국가산업단지에 조성 중인 자유무역지대에 최근 미국.독일 등 5개국 14개 업체가 80만여평의 분양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예정된 부지(50만평)를 60%나 초과하는 규모다.

외국인 기업전용공단을 포함한 지방공단에 최근들어 외국기업이 몰려들고 있다.

국적별로는 미국과 일본이 가장 많고, 프랑스.독일.덴마크.대만.네덜란드.이탈리아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투자업종은 ▶실리콘▶적층콘덴서▶폐수 정화약품▶제약▶박막액정표시장치▶정보통신 관련업체 등 대다수가 첨단업종이다.

외국기업 전용공단은 정부가 외자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1994년부터 천안.광주 등에 잇따라 조성하기 시작했으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국인의 발길이 끊긴 채 썰렁했었다.

◇ 투자업체 왜 늘어나나〓그동안 경기가 활성화되며 국가신용도가 높아졌고,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값싼 임금에 고급인력을 구하기가 쉬워졌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큰 투자매력은 중국 등 다른 국가보다 기반시설이 월등하고, 전용공단 입주시 각종 세제감면 혜택에다 공장부지를 염가 또는 무상으로 임대.분양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난 1~2년 동안 지자체별로 대규모 외자유치단을 구성해 적극 세일에 나선 것도 한몫했다.

◇ 투자규모.사례〓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내 외국인 기업전용단지(19만평)에 최근 서울의 ㈜S.O.L사가 미국자본 20만달러를 유치해 4월부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일본의 ㈜세이와코리아도 5천평 규모의 공장을 세우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미국 트리케산업㈜을 비롯한 15개 업체가 현재 임대계약을 협의 중이다.

임대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산업관리공단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30%밖에 임대되지 않았으나 최근 임대료를 낮췄고, 경기가 되살아나 연말까지는 80% 이상이 계약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경남 사천시 진사공단 외국인투자구역에도 일본 다이요 유덴(太陽誘電)사가 5월 준공예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전자부품공장을 짓고 있다. 연간 2천억원어치의 콘덴서를 수출할 예정이다.

경북 구미공단에도 지난해 9월부터 외국인들의 투자발길이 이어졌다. 일본 아사히유리가 TV브라운관 유리를 생산하는 한국전기초자㈜에 투자한 것을 비롯, 프랑스의 톰슨CSF가 1억1천만달러를 들여와 삼성과, 일본 도레이가 1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새한과, 네덜란드의 필립스가 16억달러를 투자해 LG와 각각 합작했다.

울산도 외국인들로 붐비고 있다. 미국의 트라이캣(TRICAT)사가 상반기 중 남구 부곡동 외국인전용공단 6천여평에 석유정제촉매제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온산공단의 LG니코는 지난해 8월 2억2천만달러를 투자해 LG금속의 지분 50%를 넘겨받았다.

충남도가 지난달 천안외국인전용공단(15만5천평) 미분양 용지에 대해 분양신청을 접수한 결과 일본.미국 등 4개국 11개 업체가 4만6천8백평을 신청해 1.2대1의 경쟁을 보였다.

대부분 부품.장비 제조업체들로 도는 이달 11일까지 업체를 선정해 21일까지 계약할 방침이다.

이태종.장대석.김상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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