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민속행사] 꿈·희망 싣고 연을 날려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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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설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하릴없이 집안에서 빈둥거리기 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연을 만들어 바깥으로 나가면 어떨까.학교 운동장도 좋고 동네 공원이나 뒷산으로 올라가도 좋다.한강 둔치라면 더할 나위없다.차가운 겨울 바람에 새천년의 꿈과 희망을 실어 하늘높이 날리며 가슴을 활짝 펴보자.“하늘 높이 날아라/하늘 높이 날아라/고운 꿈을 싣고 날아라” 콧노래도 절로 나올 것이다.

한국민속연보존회 전수자인 노성규(46)씨는 "연을 만들 때 가로.세로 크기를 따지고, 한지에 그림을 그려 대살에 붙이다보면 가족간의 협동심이나 아이들의 예술성.창작성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 연의 유래〓연은 한자로 솔개연(鳶)자를 쓴다. 원래 삼국시대에 등장해 통신수단으로 이용되다 조선 영조시대부터 놀이로 대중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월 대보름날에는 자신의 생년월일시를 쓴 연을 하늘높이 날린 다음 연줄을 끊어 연을 멀리 날려보냄으로써 모든 액(나쁜 운수)을 함께 쫓아내는 풍속도 있다. 연날리기 철은 대체로 초겨울부터 이듬해 묵은 추위가 가시기 전까지인데 본격적인 철은 음력 정월초부터 대보름까지다.

◇ 연의 형태와 종류〓기본적인 형태만을 따지면 직사각형 모양의 중앙에 구멍이 있는 방패연과 어린이들이 많이 날리는 꼬리달린 가오리연 두가지 뿐. 여기에 만드는 사람의 개성을 살려 만든 동물모양의 창작연이 있다. 명칭으로 보면 꼭지연(달연).치마연.동이연.초연 등 1백여가지에 이른다.

◇ 연이 뜨는 원리〓바람의 힘이 이용된다. 연실을 연이 비스듬하게 서도록 매면 활처럼 연이 휜다. 이 곡선을 따라 바람이 흐르면서 위와 아래에 속도 차이가 생긴다. 연 위쪽의 바람속도가 아래보다 빠르고 그에 따라 압력도 낮아져 뜨는 힘이 발생하게 된다.

◇ 연놀이〓혼자서 연을 하늘에 높이 띄우고 얼레를 감았다 풀었다 하며 재주를 부리고 놀 수 있지만 연놀이의 백미는 역시 연싸움이다. 연줄에 사금파리(사기그릇 깨진 조각)를 먹여 여러 사람이 연실을 엇가르며 상대의 줄을 끊어 승부를 가린다.

◇ 연날리기〓연날리기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다. 연의 구조, 실의 맺음 등이 제대로 돼 있으면 바람을 등지고 서기만 해도 쉽게 뜬다. 바람이 약해도 어느 정도 높이까지 오르면 하늘에서 기류를 타 편안하게 연이 오른다.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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