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자체 "할인점을 모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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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내 할인점 진출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충주.안산.김해시 등이 할인점을 적극 유치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자체가 해당 지역에 할인점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것은 지역 중소상인의 반발과 지역 부(富)의 유출을 우려하기 때문. 그러나 할인점이 물가를 낮추고 주민들의 취업에도 도움이 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자 기존 반대 입장을 바꾸는 곳이 생기고 있다.

충북 충주시는 지난달 28일 이시종 시장 명의로 신세계 E마트에 '조속한 개업' 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시민 6백54명이 연대 서명한 건의서도 첨부됐다. 이에 따라 E마트는 당초 2002년 이후로 잡았던 충주점 개점 시기를 2001년 상반기로 앞당기기로 했다.

충주시 관계자는 "인구가 20만명이 넘는데도 대형 유통업체가 없어 시민들이 할인점 개점을 원하는데다 시내 중심에 자리잡은 E마트의 부지 개발이 늦어져 지역상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확산돼 공문을 보냈다" 고 밝혔다.

E마트 최병용 개발팀장은 "중소상인들이 반기지 않지만 주민 대다수는 할인점이 들어서는 것을 원하고 있어 할인점 개장에 협조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며 "지난해 간담회를 열어 할인점 개점을 허가한 인천시 중구가 대표적인 사례" 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농협은 지난해 9월 경기도 김포시가 제공한 부지에 하나로클럽을 개장했다. 삼성테스코는 지난해 경기도 안산시와 경상남도 김해시와 잇달아 시 부지 매입 계약을 맺고 오는 8월과 9월 '홈플러스' 를 개점하기 위해 공사를 벌이고 있다.

삼성테스코 개발팀의 여운진 부장은 "지자체로선 재정 확충.세수 증대와 지역 특산물의 판로 개척 등의 효과를, 지역 주민들은 경제적인 구매 및 취업기회 확대 등의 이득을 본다는 점에서 앞으로 할인점을 유치하려는 지자체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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