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리-JP 2여 균열속 만찬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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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와 박태준(朴泰俊·TJ)총리가 2일 저녁 서울 시내 호텔에서 부부동반으로 식사를 함께 했다. TJ가 총리로 취임한 지난달 13일 이후 첫 만남이다.

민주당과 자민련간 균열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회동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물론 두사람 모두 이날 만남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 고 주문했다. JP는 "그냥 만나서 밥먹는 자리인데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겠나" 라고 했고, TJ도 "3일 일본에 가시는 金명예총재의 환송 자리" 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수뇌부 두사람의 모처럼만의 회동이었던 매?최근 현안과 향후 당의 진로문제가 얘기됐을 것으로 본다.

TJ는 최근 "어떤 경우든 공동정권이 파국을 맞아선 안된다" 며 '총리철수론' 까지 거론되는 당내 분위기에 불만을 표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이날 만남을 제의한 TJ가 DJP갈등의 중재자 역할로 나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특히 朴총리는 전날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미리 회동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져 공조복원을 희망하는 DJ의 메시지가 함께 전달됐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러나 JP는 민주당의 획기적인 태도변화 없이는 갈등해소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을 것 같다.

JP의 한 측근은 "말로 갈등이 해결될 단계는 이미 지나지 않았느냐" 며 "金대통령이 朴총리를 메신저로 삼으려는 것에 JP가 거북스러워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이런 미묘함 때문에 당초 두사람은 남 모르게 만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회동계획이 당쪽에 알려진 이날 오전까지도 총리실은 계속 이를 부인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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