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3인방 신발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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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농구경기가 아니라 신발전쟁.

미프로농구(NBA) 스타들을 이용한 스포츠용품사의 대리전이 뜨겁다. 기술발달로 농구화의 품질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모델의 이미지를 이용해 판촉활동을 벌이려는 용품사와 엄청난 모델료를 챙기려는 선수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마이클 조던은 나이키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에어조던' 을 만들어 매출액의 일부를 모델료로 받고 있으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유니폼의 리복 로고를 국기로 가리기도 했다.

나이키는 젊고 화려한 팀 덩컨(샌안토니오 스퍼스).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제이슨 윌리엄스(새크라멘토 킹스)를 새로운 대표모델로 밀고 있다. 덩컨과 가넷은 NBA 전체선수 중 공헌도 랭킹 1, 3위. 게다가 "백인 모델이 한명 필요하다" 며 헐값에 계약한 윌리엄스가 인기스타로 뜨고 있어 나이키는 즐겁다.

백인이면서도 흑인보다 더 화려한 플레이로 '화이트 초콜릿' 이라는 별명을 얻은 윌리엄스는 흑인 위주 NBA에 식상했던 구매력높은 백인들을 불러모았다. 나이키가 '못말리는 녀석들' 로 광고하는 3인방은 조던 은퇴 이후 급락하리라던 나이키의 시장점유율을 유지시키고 있다.

리복은 지난시즌 득점왕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을, 아디다스는 신동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를 모델로 쓰고 있다.

양사는 각각 자사 모델이 '차세대 조던' 으로 성장해 나이키의 아성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반면 80년대 초반까지 최대 농구화 메이커였던 컨버스는 모델로 데니스 로드맨을 기용하는 모험을 감행했다가 로드맨이 방출된 후 코트에 복귀하지 못해 입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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