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맞아요, 포돌이 오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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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 1.

저, 경찰에 들어갔어요.

덩치는 작지만

냄새 하나는

끝내주게 잘 맡거든요.

마약이든 폭탄이든

구석구석, 가방 속까지도

귀신처럼 살핀답니다.

근데 듣자하니

이번 스카우트엔

키 45㎝, 몸무게 11㎏에

'얼짱'인 깜찍한 외모도

한몫 했다더군요.

하긴 셰퍼드 형들이

실력은 있지만

분위기가 좀 우락부락하죠.

경찰 아저씨들,

이젠 걱정 마세요.

저랑 있으면

시민들도 귀여운 아이들도

한발짝 더 다가올 거라고요.

이제 아저씨들도

'이미지 업'되는 거겠지요.

아참, 인사가 늦었네요.

저는 애완견이자 경찰 탐지견인

코카 스페니얼이에요.

# 2.

같은 시간

경찰서 한 모퉁이에선

심각한 둘의 대화가 오갔다.

"코카, 뭐라는 녀석 봤어요?

콧대가 장난이 아니에요."

"첨엔 다 그렇지….

우리 때도 온 나라가 떠들썩했지."

"맞아요, 정말 그땐

인터뷰도 참 많이 했는데…."

"선배들도 처음엔

친절.봉사 가르쳐준다며

그렇게 챙겨주더니…."

"요즘은, 만날 혼나느라

우린 안중에도 없어요."

"그래도 힘내야지,

우린 경찰이잖아, 포순아."

"맞아요, 포돌이 오빠."

*경찰은 최근 경찰 탐지견으로 애완견인 코카 스페니얼과 비글을 도입, 기존의 탐지견과 경찰의 경비업무가 시민들에게 주던 거부감을 줄여보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대민 서비스가 더욱 세련되길 기대해 본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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