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저, 경찰에 들어갔어요.
덩치는 작지만
냄새 하나는
끝내주게 잘 맡거든요.
마약이든 폭탄이든
구석구석, 가방 속까지도
귀신처럼 살핀답니다.
근데 듣자하니
이번 스카우트엔
키 45㎝, 몸무게 11㎏에
'얼짱'인 깜찍한 외모도
한몫 했다더군요.
하긴 셰퍼드 형들이
실력은 있지만
분위기가 좀 우락부락하죠.
경찰 아저씨들,
이젠 걱정 마세요.
저랑 있으면
시민들도 귀여운 아이들도
한발짝 더 다가올 거라고요.
이제 아저씨들도
'이미지 업'되는 거겠지요.
아참, 인사가 늦었네요.
저는 애완견이자 경찰 탐지견인
코카 스페니얼이에요.
# 2.
같은 시간
경찰서 한 모퉁이에선
심각한 둘의 대화가 오갔다.
"코카, 뭐라는 녀석 봤어요?
콧대가 장난이 아니에요."
"첨엔 다 그렇지….
우리 때도 온 나라가 떠들썩했지."
"맞아요, 정말 그땐
인터뷰도 참 많이 했는데…."
"선배들도 처음엔
친절.봉사 가르쳐준다며
그렇게 챙겨주더니…."
"요즘은, 만날 혼나느라
우린 안중에도 없어요."
"그래도 힘내야지,
우린 경찰이잖아, 포순아."
"맞아요, 포돌이 오빠."
*경찰은 최근 경찰 탐지견으로 애완견인 코카 스페니얼과 비글을 도입, 기존의 탐지견과 경찰의 경비업무가 시민들에게 주던 거부감을 줄여보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대민 서비스가 더욱 세련되길 기대해 본다.
김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