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땅 괜찮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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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충남 아산시 배방면의 땅 4000여평을 소유한 金모씨. 지난해 11월 이 땅을 20억원에 팔려고 내놨다가 고민 끝에 컨설팅을 받았다. '팔지 말라'는 컨설팅사의 권유로 그냥 보유했더니 아파트 유망부지로 떠오르면서 현재 이 땅의 시세가 8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앉아서 60억원을 더 챙긴 金씨는 요즘 하루 하루가 즐겁다.

최근 수도 이전, 신도시 개발 등의 재료로 토지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자 토지 매입.매도 등과 관련한 컨설팅을 받으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토지는 아파트에 비해 정보가 부족하고, 실패 경험자들이 많은 데다 일부 무허가 중개업자의 경우 개발계획 등을 부풀리고 있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 성공 확률을 높여보려는 의도다. 토지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J사에는 하루 평균 10~15통의 상담전화가 걸려온다. 주로 기획부동산(땅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소액 투자자에게 비싼 값에 쪼개 파는 업체)이 활개를 치고 있는 이천.원주.청양.서산.예산 등 경기.강원.충청권 땅 매입에 대한 문의가 많다.

이미 갖고 있는 땅의 개발 방안이나 매도 여부, 적정가격 등을 상의하러 오는 개인이나 기업들도 적지 않다. J사 사장은 "최근 1년 새 토지 투자가 빠르게 대중화됐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컨설팅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PB센터에도 투자상담이 몰린다. S은행의 경우 최근 부동산 투자 상담의 상당 부분을 토지 쪽에 할애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막연히 투자할 지역을 추천해주는 단계를 넘어 직접 현장에 들러 특정 필지의 매도.매수 여부를 결정해주길 원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컨설팅도 잘못 받으면 독이 될 수 있다. 토지전문가가 부족하다 보니 실력 검증이 잘 안 될 뿐 아니라 취약한 부분에 대해 보완해줄 사람도 많지 않아서다. S컨설팅사 관계자는 "탁상공론 식으로 앉아서 컨설팅을 해주다가 고객에게 재산상 피해를 끼치는 회사도 있다"며 "현장 여건과 관련법.세금 조항 등을 꿰뚫고 있는 전문가에게 믿고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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