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간 첫 적대적 M&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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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도쿄〓남윤호 특파원]일본 통산성 출신 퇴직관료가 만든 회사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통산성 '생활산업국 '기획관 출신의 무라카미 요시아키(村上世彰.40)사장이 경영하는 컨설팅회사 M&AC는 24일 도쿄 증권거래소 2부에 상장된 전자부품업체 쇼에이(昭榮)를 주식공개매수(TOB)를 통해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TOB란 '적대적 M&A의 한 방법으로 '기간.주식수.가격을 정해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공개한 뒤 불특정다수의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집하는 것을 말한다.

M&AC는 쇼에이의 주식을 24일부터 2월14일까지 주당 1천엔에 매집하며 대상은 발행주식 1천4백만주라고 선언했다. 이에 들어가는 자금은 모두 1백40억엔이다.

쇼에이의 최대주주는 캐논(11.2%)이며 야스다화재(10%)'.체이스 맨해튼 런던(6.8%).야스다생명(5.4%).후지은행(5%)' 등 금융기관 주주들도 상당수다.

M&AC의 발표가 나오자 캐논은 "쇼에이의 경영진을 신뢰하고 있으므로 TOB에 응할 생각이 없다" 고 밝혀 적대적 인수합병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무라카미 사장은 '통산성 재직 시절 미국식 M&A에 관심을 가지고 기업인들과 스터디 그룹을 조직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7월 "스스로 사업을 하고 싶다" 며 퇴직했다.

그는 쇼에이의 주식을 2%나 가지고 있는데도 경영개선 건의가 먹혀들지 않자 아예 회사를 매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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