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17대 사용한 오산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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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뢰 혐의로 구속된 이기하 경기도 오산시장이 휴대전화를 17대나 바꿔 가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수원지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 시장의 집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조사한 결과 이 시장은 2006년 7월 취임 이후 3년3개월 동안 17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사용했다.

검찰은 5일 수원지법에서 진행된 이 시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전담판사에게 이런 사실을 제시하면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같은 기간에 많은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를 일정 기간 사용하다 다른 휴대전화로 바꿨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마약사범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여러 개의 ‘선불폰’이나 ‘대포폰’을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공직자가 이처럼 수시로 전화번호를 바꾸며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휴대전화별 사용 기간과 용도 등은 사생활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건설업자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등)로 5일 이 시장을 구속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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