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겨냥 ‘DJ친정' 체제 구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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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1일 새천년 민주당 당직 인선은 4.13총선을 겨냥한 김대중대통령의 친정(親政)체제 구축과 신당 이미지의 부각을 동시에 노린 포석으로 해석된다.

신임 정동영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면서 당이 안정적으로 총선에 임할 수 있도록 조화와 화합에 중점을 뒀다" 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선의 하이라이트는 김옥두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전격 발탁한 대목이다.

지난 15대 총선 당시 김영삼대통령이 강삼재의원을 총장에 기용, 총선지휘를 맡겼던 대목을 연상시킨다.

'젊은 실세' 로 불리던 姜총장은 당시 공천과정에서 악역을 자처, 당내 분란을 잠재우고 총선을 기대 이상으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동교동계 전진배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있음을 알고 있는 金대통령이 청와대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과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에 이어 당에 金총장을 포진한 데 대해 당 관계자들은 "조직장악과 자금관리 등 믿고 맡길 만한 인사가 필요했기 때문" 으로 보고 있다.

유력한 총장후보로 거론되던 한화갑(韓和甲)전 총장은 지난 19일 청와대 만찬 때 金대통령에게 고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인사 영입창구역을 맡아온 정균환(鄭均桓)의원을 특보단장에 기용한 것은 앞으로 있을 공천심사를 염두에 둔 것이다.

鄭단장이 조직강화특위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조직은 金총장이, 공천은 鄭단장이 맡는 이원체제로 선거가 치러질 공산이 크다.

이재정(李在禎)전 성공회대 총장을 당3역인 정책위의장에 임명한 것은 추진력과 업무능력, 그리고 신진인사란 점이 두루 감안됐다는 후문. '외부인사로서 창당과정에서 실무역을 맡아오면서 金대통령과도 이념적 측면에서 호흡을 맞췄다는 평이다.

이날 오후 서영훈(徐英勳)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인선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金대통령은 이례적으로 李의장에 대해 "상당한 능력을 갖춘 분" 이란 설명까지 곁들였다고 한다.

또 유삼남(柳三男)전 해군참모총장.황수관(黃樹寬)전 연세대 교수.송자(宋梓)전 명지대 총장의 발탁은 영입인사 배려 케이스. 인선을 앞두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시사평론가 출신 정범구(鄭範九)씨는 이날 오전까지도 대변인.대표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됐었으나 지역구 출마문제가 걸렸다.

鄭대변인을 세번째 기용한 것은 "역시 TV선거에는 최적" 이란 당내외 평가가 작용했다는 후문.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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