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많은 60곳 '재무개선 약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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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올해부터 은행뿐 아니라 종금.보험사 등 제2금융권까지 포함해 금융기관 돈을 많이 빌려쓰는 상위 60개 그룹이 주채무계열로 지정된다.

이에 따라 주채무계열에 선정되지 않기 위해 일부 재벌들이 은행빚을 줄이고 대신 제2금융권이나 회사채.기업어음(CP)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편법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된다.

주채무계열에 선정되면 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해야 하며, 기업은 이 약정에 따라 일정 기준.금액 이상의 돈을 쓰지 못할 뿐 아니라 주채권은행에 재무현황 공개 등 자금운용과 관련한 감시.감독을 받게 된다.

21일 금융감독원은 현재 은행여신 2천5백억원 이상으로 돼있는 주채무계열 선정기준을 금융권 빚이 많은 상위 60개사로 바꿔 오는 4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권 빚에는 은행은 물론 보험.종금사 등 제2금융권 차입금이 포함되며,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이나 사모회사채.자회사 발행 회사채.CP 등 계열사간의 자금지원성 유가증권도 포함된다.

금감원은 현재 주채무계열 57개 가운데 선정기준 변경에 따라 올해에는 10여개 계열의 순위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단 은행.보험.종금 등에서 쓴 빚을 기준으로 주채무계열을 선정하되, 선정된 후에는 할부금융.금고 등에서 빌려쓴 자금흐름까지 은행이 관리감독하게 된다" 며 "장기적으론 파이낸스.캐피털은 물론 사채까지 포함한 기업의 모든 빚을 파악, 감시.감독하는 체제를 갖출 것" 이라고 말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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