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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역 건물 보존가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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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철도청이 신촌역사를 현대식 복합상가 건물로 새로 짓기로 결정한 데 대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1920년 지어진 신촌역사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적 건물이며 서울시민의 추억이 담긴 장소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나는 신촌역사가 진작에 철거됐어야 할 건물이라고 생각한다. 일제는 1920년 왜식 기와를 덮어 일본식 건물로 신촌역사를 지었다. 이는 일본이 동양문화와 서구문화를 어설프게 합쳐 탄생시킨 건축양식이다. 이 양식은 19세기와 20세기 중반까지 서민들의 주택 양식으로 널리 보급됐던 것으로, 일본의 구시가지에 아직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제가 지었다는 이유만으로 철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일제가 지었지만 예술.건축사적으로 가치 있는 한국은행 구 본관이나 서울역사.서울시청 등을 서울시 사적 등으로 지정해 보존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신촌역사는 예술적 가치는커녕 역사.문화사.건축사적으로 별다른 가치가 없다고 본다.

일제시대의 낡은 유물을 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장소라는 이유만으로 보존하려는 것은 역사를 모르는 무지의 소치일 뿐 아니라 시각공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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