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선거 시작됐다] '여의도 가는길' 얼마나 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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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후보가 쓰는 돈의 대부분은 '조직' 과 관련돼 있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엔 조직을 다지는 데 돈이 들어간다. 산악회 운영비, 직능단체들에 뜯기는 돈이 모두 이 범주에 포함된다.

반면 선거전에 돌입한 뒤엔 주로 조직을 움직이는 데 돈을 퍼붓게 된다. "조직은 돈이 들어가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 공중전화기" 라는 말이 실전에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선거자금 중 절반 이상이 조직가동비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협의회장이라 불리는 동책(洞責)으로부터 '관리장' 으로 불리는 통책(統責), '지역장' 인 반책(班責)들까지 통상의 공조직은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1천~2천명으로 구성되는 피라미드형 조직. 부산지역 한나라당 중진 S의원의 보좌관은 "지금도 최말단인 반책들이 하루에 만지는 돈이 5만원쯤 된다" 고 말했다.

이들이 선거법을 정확히 지켜 16일동안만 뛴다고 해도 한사람당 80만원, 2백명만 잡아도 1억6천만원이다.

행정 단위별로 짜여지는 공조직 외에 향우회.체육회 등 사조직을 운영하는 데 드는 돈은 별도로 책정된다.

조직비 다음은 홍보비. 수도권 여당 중진의원측은 "홍보비에만 1억원의 돈이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고 말했다. 의정 보고회의 경우 현역의원들에겐 선거운동 개시일 전까지 무제한적으로 허용되고, 1인당 최고 3천원선의 다과를 제공할 수 있다.

"선거운동 개시 전까지 2백회 이상의 의정보고회를 가질 것" 이라고 공언한 한나라당 수도권 L의원은 "한번에 30명씩만 잡아도 과자값만 1천만원 이상이 깨진다" 며 쓴 웃음을 지었다.

합동연설회를 가득 채울 청중 동원경비, 1천만원 내외의 사무실 임대비, 후보와 후보 부인의 품위 유지비, 여론조사 비용 등은 잡비로 분류된다.

이를 종합할 때 5억원 정도를 선거에 쏟아붓는 '보통의 후보' 라면 3억원 정도는 조직가동비에, 1억원은 홍보비에, 나머지에 1억원 가량을 쓴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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