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초경으로 아프고 불안한 아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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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초경으로 인한 문제들

여성에게 월경은 자연스런 생리현상이자 어른이 됐다는 신호다. 요즘 신세대 아빠들은 초경을 맞은 딸에게 장미꽃을 선물해 축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초경이 너무 이르면 부모들에게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른 나이의 성 호르몬 분비는 그만큼 일찍 성장판을 닫히게 해 자칫 키 성장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경 이후 키는 보통 5~8cm 밖에 자라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인 최은희(10·서울 성동구)양이 엄마와 함께 성조숙증 전문병원을 찾았다. 때 이른 초경으로 인한 생리통 때문이다. 최양은 생리 때만 되면 방바닥을 데굴데굴 구를 만큼 통증이 심해 한 달에 2~3일은 학교를 결석할 수 밖에 없었다. 검사결과 뼈 나이가 또래보다 25개월 정도 앞서 있었다. 생식기가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경을 시작해 생리통이 유난히 더 심했던 것이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생리통은 기질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감정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특히 월경이 뭔지 잘 모르는 아이들은 생리 때마다 불안감을 느낀다. 이런 불안감이 대뇌를 자극해 체내 호르몬의 균형을 깨 생리통이 더욱 심해진다”고 말했다.

생강과 한방치료

생리통은 평소보다 에스트로겐이 많이 분비돼 자궁내벽이 두꺼워져 생긴다. 저체온인 경우는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원인이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생리혈이 검붉은 핏덩어리로 만들어져 생리통도 심하게 된다. 이때 효과적인 것이 생강이다. 생강은 해독제로 체내에 축적된 노폐물을 배출한다.

서양식 먹거리 섭취 비율이 크게는 요즘 생강은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기름진 음식들이 체내에 장시간 머물면 성조숙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으로 발전한다. 이때 장내 독을 없애주는 것이 생강의 진게론 성분이다. 이 성분은 성질이 따뜻해 찬 기운으로 혈이 뭉쳐 생긴 생리통을 완화시켜준다.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몸의 기초대사가 원활해져 체온이 올라가게 된다. 몸이 따뜻해지면 비만과 체지방이 훨씬 수월하게 빠진다. 체지방이 빠지면 성조숙증의 진행도 느려지고 저체온으로 인한 생리통도 완화된다.

아직 초경 전이라면 한방치료로 초경을 늦추는 것도 방법이다. 의이인(율무쌀)·인진·산약 등 20여 종의 한약재를 배합한 성장탕은 성호르몬 분비를 조절한다. 성장탕 복용 후 1년 이상 초경이 늦춰졌다는 임상실험 결과도 있다. 이를 통해 최종 키는 6~8cm 늘어나게 된다.

▶도움말=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

< 이유림 기자 tamaro@joongang.co.kr >

< 일러스트= 김미지기자 mj8302@joongang.co.kr >


Tip 생강차 만들기
아이들 대부분은 생강의 강한 냄새와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럴 땐 생강차를 만들어 먹이는 게 방법이다. 생강차는 초기 감기에도 좋고 면역력을 키워 신종플루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재료: 건생강 30g, 물 1L

만드는 법
① 생강은 깨끗하게 씻은 후 얇게 저민다.
② 손질한 당귀와 생강을 주전자에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팔팔 끓어 오르면 약한 불에서 15분 정도 우려낸다.
③ 당귀는 걸러내고 물만 이용하는데 아이들의 입맛에 따라 꿀을 약간 넣어 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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