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엿보기] 컴퓨터게임 프로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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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방송가에 컴퓨터 게임 열풍이 거세다. PC방의 보급 등 컴퓨터 게임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하나 둘 신설된 게임프로그램들은 관련 정보 제공만이 아니라 게이머들간의 대결을 마치 스포츠 경기처럼 해설까지 곁들여 고스란히 중계방송, 새로운 유형의 TV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선발주자는 매일 밤10~11시를 게임시간대로 편성, 99프로게이머 코리아 오픈.카마컵 로그스피어 최강자전 등 프로선수들의 스타크래프트와 로그스피어 경기를 중계해온 만화영화 전문 케이블 투니버스(ch38).이들 리그전이 12월말 대부분 끝남에 따라 현재는 재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2월부터는 다시 새 대회를 중계할 방침이다.

스포츠 채널인 스포츠TV(ch30)는 지난해 10월 게임관련 정보물인 '클릭!게임천국' 을 신설, 예선을 거친 시청자들간의 '피파 2000' 경기를 중계한다.

인천지역민방인 iTV도 지난해 11월 '열전!게임챔프' 를 신설, 스타크래프트(월.화), 피파2000(수), 타이베리안 선(목), 레인보우식스(금)등 시청자들이 2인1조로 벌이는 네 가지 게임을 요일별로 중계한다.

공중파에서도 KBS1 '강력추천고교챔프' 가 매주 DDR대회를 열고 있다. '열전!게임챔프' 연출자 김역균PD는 "하루평균 2백여팀의 참가 신청이 쇄도한다" 고 인기를 전한다.

방송과 컴퓨터게임의 만남은 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BS '달려라 코바' 에서 전자식 전화기 버튼을 이용한 시청자게임을 시도했지만, 게임내용이 단순해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최근 방송가 게임 열풍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스타크래프트. 엄청난 인기 게임일 뿐 아니라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라 장기나 바둑처럼 방송중계에 적합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됐다.

방송과 게임의 만남은 방송프로그램에 새 포맷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게임 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규로 게임채널 설립을 신청한 투니버스측은 "해외에서는 이미 TV용 게임이 따로 개발되는 추세" 라며 장기적으로 TV전용 게임이 도입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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