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뉴스] “마약 들여온다” 덮쳤는데 알고 보니 정력제 2만 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6일 오전 6시. 한국계 미국인 김모(51)씨가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LA에서 입국한 그는 큰 가방을 들고 있었다. 입국심사대를 통과한 김씨는 공항 버스정류장에서 한 남성을 만났다. 공항경찰대 소속 A경위였다.

이 순간, 김씨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사복경찰이 현장을 덮쳤다. 김씨가 마약을 밀반입한다는 첩보를 접하고 잠복근무 중이던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직원들이었다. 당시 김씨의 가방 안에서는 2만 정의 캡슐이 들어 있었다. 모두 마약이라면 엄청난 양이었다.

그러나 캡슐의 시약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마약이 아니라는 뜻이다. 김씨는 경찰에서 “캡슐은 한방 발기부전 치료제”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도 “김씨가 국내에 한방 발기부전 치료제를 팔기 위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약품을 의사 처방전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 없이 국내로 반입한 김씨의 행위는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씨에 淪�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그러나 김씨 검거 당시 함께 있던 인천공항경찰대의 A경위는 범죄 혐의가 없는 것으로 보고 풀어줬다. 인천공항경찰대 관계자는 “A경위가 예전부터 알던 김씨로부터 입국한다는 연락을 받고 잠깐 만나 악수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잠복하던 사복경찰관이 덮쳐 해프닝이 벌어졌을 뿐”이라고 밝혔다.  

장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