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검찰 "테러범중 고려인들 있었다" 공식발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 검찰은 6일 러시아 남부 북오세티야공화국의 베슬란 제1공립학교 인질극을 벌인 테러범 중에 고려인들(koreans)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공식발표했다.

세르게이 프리딘스키 북카프카스 지방 검찰청 차장은 이날 "인질범은 다민족으로 구성됐으며 체첸인과 잉구슈인 코사크인 타타르인 고려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인질범 32명 중 체첸인 1명을 제외한 31명은 사살됐다.

그러나 프리딘스키 차장은 사살된 인질범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인질범에 9, 10명의 아랍인이 포함됐다고 밝혔으나 서방 언론은 의문을 나타낸 바 있다.

또 러시아의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6일 오후(현지시각) 인질범들은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 다국적 테러집단이라며 체첸인, 다게스탄인, 타타르인, 카자흐인, 그리고 심지어 한국인까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세르게이 프리딘스키 러시아 남부지역 검찰차장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으며, 인질범 중에 아랍인 9명과 흑인 1명이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인질범 중에 체첸인 몇명 등은 신원을 밝혔지만, 한국인에 대해서는 러시아에 살고 있는 한국 동포(고려인)인지 남한이나 북한 사람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바실리 조 전(全)러시아 고려인협회장은 검찰 발표가 관영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 등을 통해 일제히 보도되자 "카프카스 지역에는 전체 고려인의 3분의 1인 4만여명이 살고 있고 이들 중 개인적으로 이슬람 원리주의에 빠진 동포가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고려인과 교민들은 "러시아 검찰 발표로 협박과 보복이 우려되는데도 한국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최근 러시아 극우파 청년들이 외국인과 소수민족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졌으며 지난주 극동에서는 북한인 노동자가 '스킨헤드'의 습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다.

디지털 뉴스센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