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업노하우] 인터넷 벤처기업 아이소프트 이철호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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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인터넷 벤처기업 아이소프트의 이철호(40.사진)사장. 벤처기업 밀집지역인 서울 양재동 '포이 밸리' 에선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뉴 리더로 꼽힌다.

李사장은 경북대 전자공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한 직후인 87년 컴퓨터 네트워크 업체인 퓨처 시스템을 공동 창업했다. 하지만 그 회사에 자신의 지분만 남겨 놓고 98년 부실기업 인수를 통해 독립 경영에 나섰다. 운영난을 겪던 인트라넷(인터넷을 통한 사내업무 자동화 시스템)전문업체 아이소프트를 사들인 것. 회사 인수 후 LG인터넷의 통신 서비스 채널i 시스템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등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조차 기술력을 인정하는 기업을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무선인터넷 서비스 솔루션 '리포매터' 를 개발해 MS와 함께 한솔PCS와 한국통신 프리텔에 인터넷 서비스 시스템을 공급한 것. 또 인터넷으로 영화표를 예매할 수 있는 홈 티켓팅 사업 '맥스무비' 를 만들어 자회사로 분리했다.

아이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25억원에 순익 4억원을 올리는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했고 올해엔 매출 68억원, 20억원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소프트는 이 같은 경영 성과에 힘입어 올 8월 코스닥 등록을 기대한다. 李사장은 "처음 벤처기업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잊지 말고 모험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벤처기업가의 생명" 이라고 말한다.

◇ 승부사가 되라〓벤처(venture)는 말 그대로 모험이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해선 안된다. 성과를 거둘 때까지 인내하고 부닥쳐야 한다. 하지만 황당한 사업계획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기술력 외에 현실적인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야 한다. 마케팅에 소홀하면 회사를 꾸려 나갈 수 없다.

◇ 용병은 차갑게〓마음이 떠난 사람과 같이 일하면 회사도 힘들고 본인도 괴롭다. 그릇을 비워야 새 물을 담을 수 있다. 벤처기업은 조직원 모두가 한가지 목표를 갖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도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조직원들의 성취욕을 북돋아줘야 한다. 맥스무비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아이디어를 내면 자신의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 위기는 기회다〓외환위기가 한창일 무렵 부실기업을 인수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성공했다. 당시 주위에서 말리기도 했지만 나는 위험이 큰 만큼 얻을 것도 많다는 확신을 가졌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활황으로 일부 벤처기업인들이 너무 들뜨는 것 같은데 시류에만 편승해선 좋은 기업가가 될 수 없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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