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부경대 1년 지희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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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61세의 만학도가 젊은 학생들을 제치고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등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특별전형으로 지난 3월 부경대에 입학한 지희자(61.여.환경시스템공학부.사진)씨는 지난 1학기 평점 3.45(만점 4.5점)의 우수한 성적으로 수업료를 면제받는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지씨는 물리학.생태학개론.환경과학.중국어회화 등 10개 과목을 수강했다. 물리학은 3학년 학생으로부터 과외 수업을 받아 A학점을 획득했다. 생태학개론.실무전산.기초골프 등 3개 과목은 A+를 기록했다. 지씨의 성적은 학부 학생 80여명 중 10위권.

한번도 강의에 빠진 적이 없는 지씨는 이 건물 저 건물로 옮겨다니느라 허리 통증이 심해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강의를 들었다. 필기하느라 오른손 인대가 늘어나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강의를 들어야 했다.

미국에서 37년간 거주하다 2년전 귀국,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지씨는 강의 시간 틈틈이 회사업무를 체크한다.

새벽 4시에 일어나 2시간 가량 미국쪽 일을 해결했는가 하면 매일 3~4시간 리포트 작성과 예습.복습을 했다. 잠은 4~5시간만 잤다.

지도교수인 이석모 교수는 "맨 앞자리에 앉아 학업에 열중하는 지씨의 열정이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고, 교수들도 신경을 써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지씨는 "석사과정까지 밟아 생태공학 전문가가 되어 환경을 선진화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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