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우라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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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과학자는 호기심 덩어리

누가 시키건, 누가 말리건

이를 풀어보는 게 본분이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우연찮게 나온 게

농축 우라늄 0.2g.

이걸 두고

주변국이 더 호들갑이다.

실험실에 잘 보관돼 있는

불과 0.2g이

핵무기라도 되는 것처럼.

마치 기다렸다는 듯

너 잘 걸렸다는 듯

눈꼬리를 치켜들고

몸수색이라도 할 기세다.

머리좋은 과학자가

실험 한번 한 것 두고

무슨 꼼수라도 쓴 듯

비밀 작업이라도 한 듯

의심하고 있다.

억울하다고?

그러나 이게 우리의 현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소설을 읽을 때

온 몸에 전율과 쾌감

통쾌한 대리만족과 상상

안 해본 사람이 없겠지.

약소국 콤플렉스였나?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안다.

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는데

주변국이 무궁화꽃 망상에

더 빠져드는 건 왜일까.

*한국원자력연구소가 0.2g의 우라늄을 농축한 데 대해 해외 언론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일부에서도 소설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과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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