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락과 전쟁 선포한 김강자 서장…미아리 텍사스 '벌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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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6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윤락가인 속칭 '미아리 텍사스' 에 사상 첫 서울시내 여성서장이 된 김강자(金康子.55) 종암경찰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金서장은 부임 첫날인 이날 오후 1시부터 50분간 윤락업소 2백50곳이 영업 중인 이곳에 시찰을 나옴으로써 '매매춘과의 전쟁' 에 돌입했다.

대낮인 데다 '서장이 떴다' 는 첩보를 입수한 업소들이 모두 문을 굳게 닫은 상태여서 현장은 썰렁했으나 그는 청소 중인 업소 2곳을 택해 안으로 들어가 일일이 쪽방을 세심히 살펴보면서 단속 의지를 과시했다.

그는 "토.일요일 가릴 것 없이 매일 한차례 현장에 나와 단속을 벌일 계획" 이라며 "업주들과도 만나 '미성년 윤락녀' 고용에 대해 경고하고 설득하겠다" 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민증을 위조해 윤락녀를 성년으로 속이는 경우가 많다" 면서 "업소 접대부들의 지문을 떠 관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미성년 매매춘을 뿌리뽑겠다" 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金서장은 이날 오전 취임사에서 "딸을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 청소년 범죄를 철저하게 단속하고 아울러 특정지역(미아리 텍사스)에 대한 특단의 대처를 강구하겠다" 고 밝혔다.

한편 金서장의 이런 강경한 방침에 윤락업소들은 자율정화위원회를 구성해 단속의 '예봉' 을 피하려 하고 있다.

자율정화위원회 천일수(千一洙.55)위원장은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떳떳하게 영업하겠다" 며 "상호 감시와 견제 속에 자율정화에 적극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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