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대륙 유라시아] 카스피해 "바다냐, 호수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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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카스피해는 호수인가 해양인가. 이 문제는 언뜻 한가한 논쟁으로도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은 카스피해 해저유전개발 이후 연안국들에 생산물을 분배하는 기준을 설정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국가마다 주장하는 근거와 입장이 다르다.

그러나 불행히도 자원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이 시점까지도 카스피해의 성격규정과 관련된 국제적 합의는 없다. 호수와 바다를 구분하는 가장 일반적 기준은 염도, 넓이와 함께 미네랄의 함유정도, 대륙붕의 존재여부 및 크기 등이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카스피해는 지구최대의 담수호수인 바이칼호보다 훨씬 큰 38만㎢의 넓이를 가진데다 2만㎢가 넘는 대륙붕을 지니고 있어 해양으로 볼 수 있다. 또 염도도 거의 바다수준으로 높다.

그러나 "카스피해는 출구가 없는 수역이며 세계 대양과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호수" 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만일 카스피해가 해양으로 선포된다면 1982년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라 카스피해 인접국가는 카스피해에 대해 정치.경제적 권리를 연안의 크기에 비례해 서로 나눠 갖게 된다. 12해리 영해와 2백해리 대륙붕에 대한 권리행사가 국제적으로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수라면 입장이 달라진다.2개국 정도에 둘러싸인 호수는 해당국가들에 의해 분할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나라에 둘러싸여 있고 영역 분할에 대한 합의가 없을 경우에는 중간선에 의해 국경이 결정될 수 있다. 지금까지 국제호수는 모두 특별협정에 의해 연안국가들에 의해 분할된 바 있다.

이 경우 카스피해는 연안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고 연안국가에 거의 공평하게 나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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