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상승은 '인디언 서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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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근 아시아 증시의 동반 상승 흐름은 '인디언 서머(Indian Summer)'처럼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아시아 담당 에디터인 댄 보글러는 6일 칼럼을 통해 지적한 말이다. 한마디로 최근 주가 상승 흐름은 지속되기 힘든 일시적 현상일 것이란 얘기다.

인디언 서머는 미국 동부지역에서 겨울을 눈앞에 둔 늦가을에 여름 같은 화창한 날씨가 잠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아시아 증시는 8월 중순 이후 달러화 기준으로 평균 7% 상승했다. 중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힘입어 대만 증시는 최근 한 달간 9%, 홍콩 증시는 7% 올랐다.

한국 증시는 정부의 경기부양책까지 겹치면서 한 달 새 14%나 급상승했다.

하지만 FT는 이를 대세 상승에 진입한 것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아시아 증시의 상승은 일부 기업의 실적향상 등 나름의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세계 경제 전반의 성장 둔화라는 큰 흐름을 견뎌내기는 힘겨울 것이란 지적이다.

FT는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은 세계 경제의 상승기에는 더 많이 오르고, 하락기에는 더 많이 떨어져 왔다"며 "2분기 미국 경제가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고, 유럽 경제도 기력을 잃은 데다 일본 경제 또한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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